
처음 유럽이라는 동네를 가보자 본격적으로 마음먹고 비행기표를 일단 질렀을때 약 한달여를 예상했다.
생각해보니 한달동안 자는시간빼고 왔다갔다 이동시간빼면 뭐가 남을까 싶어서 일단 한달짜리 유레일패스를 구입했드랬었다. 그런데 오늘 이곳 Paris에서 한달을 지내보자 마음먹었다. 사실 마음먹었다기보다는 마음먹기로 된거다.
이제 27번 버스노선은 집에서 학교가는 507번 버스타듯이 자연스러워졌다.
같은시간대에 나와보면 운좋으면 같은 버스기사를 만나기도하고, 버스에탄 사람들이 이제 낯설지 않은 얼굴이 나타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난 몇년을 타고다닌 우리동네 버스기사 얼굴도 모르고 버스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것 같다. 이곳에 단지 5일있었을 뿐인데 아직 내가 이방인의 마인드를 갖고있기 때문일까 좀더 사람들을 자세히 보게되고 지나가는 인사로 Bonjour해주면 왠지 반갑게 느껴지는건 어쩔수없다. 물론 저 버스기사양반은 날 모를텐데 말이다.

어쨌든 오늘도 변함없이 Opera에 나왔다. 어제 돈도 찾았고 이제 서서히 집에 언제 갈까 고민해볼만한때가 온것같기도 하다. Perrier한캔을 홀짝거리며 길을 걷는다. 워낙에 길을다닐때 신호등 먼저 켜진쪽으로 걷는 편인데 이쪽동네에 닷새째 나오다보니 대충 빠른 루트가 그려진다. JAL 오피스까지 다이렉트.
사람들이 꽤 있다. 동양계 프랑스인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전화응대를 하고있다. 일어로. 모시모시 blabla~~~
와 설마 한국어도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봤지만 무리.
난 내가 영어를 유창하게 잘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내 발음이 적어도 구리다고 느껴본적은 없었다. 근데 참 힘들다. 한국떠난지 대략 1달. 돼지도 않는 짬밥이지만 영어발음을 듣다보면 이건대충 어디쪽이다 감은 오는데 이건뭐... 7월 14일 이후로 아무때나 잡아주시죠. 한마디 서로 알아듣는데 속터져 뒤지는지 알았다. 문제는 14였다. fourteenth 제발.... 결국 여기 독립기념일날 뭔행사 하냐 어쩌고저쩌고의 잡담끝에 예약날짜 변경의 고비를 넘을수 있었다. 21일......앞으로 또 약 한달이구나. 어쩌겠니. 한달여기서 Parisien이 되어주마.
이소식을 부모님께 전하러 공중전화 부스를 찾았다.
"Bonjour. 아들래미 빠리에 눌러앉을 생각이옵니다."
-오긴오냐?
"다음달말에..늦어도 개강전엔 가겠지요. 이제 날짜변경하려면 돈이 들어서....
조금놀라시는거같기도하면서 어느정도는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인제 이 도시와 정식으로 인사를 해야겠는 관계로 landmark를 떠올려봤다.
개선문? Montmarte?
확률적으로다가 지나가는사람붙잡고 Paris 하면 3초내에 튀어나올 대답은 Eiffel일게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 인사할때가 된거같다. 지하철을 타줬다.
꼬리꼬리한 냄새를 음미하며 지하철을타고 이동. 아....이제 시즌인것인가.
동양사람의 물결이 나를 반긴다. 안돼.........
밖으로 나가보니 말로만 듣던 그녀석이 우뚝 서있다. Paris 2012라는 이름표도 하나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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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ffel, Alexandre Gustave. 자기 이름을 Paris에 우뚝세워 전세계인에게 알려진 엔지니어. 로망이라 하지 않을수 없겠다.
서울 복판에 zk타워를 세우는 생각을 해본다. 건축의 건자는 안다. 내이름에 들어가니까.
날씨가 조금 흐리긴 한데 이녀석은 워낙에 우중충한 철골이라 은근히 잘 어울린다.
저위에 올라서서 이 도시를 내려다보고싶으나, 날씨가 날씨인 관계로 다음으로 미루겠다. 돌아가서 포커나 쳐야지.
carte Orange 빨로 버스로 환승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아.. 이시스템 좋다. 한국에도 이런거 도입 안되겠니..
빠른시일안에 또보자 Eiffel.
뒤로 점점 멀어져가는 녀석에게 인사한다.
Au, revoir. Eiffel.

20050628 zork2k@Par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