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항까지 바래다 주신다는 부모님과 길을 나섰다. 영종도 근처의 항에 들러 활어와 소주일병으로 간단히 요기를 마쳤다. 천천히 먹는다고 먹었는데 아버지와 내가 있는자리에서의 식사시간은 그리 길지 못하다. 아버지의 적극 권유로, 남는 시간에 이마트에 들러 꼭 필요한물품을 구입했다. 1.8L소주 2pet와 담배 3보루를 배낭에 우겨넣어 보지만 45리터베낭에 들어갈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있다. 사실 담배3보루와 페트병 두개, 필름50롤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무언가를 담을 공간이 없었다. 옷가지를 차에 내려둘수밖에 없다.(지금생각해보면 있는옷을 다 꺼냈어야 했다.)
공항에 도착해 부모님과 인사하고, 카메라백을 제외한 모든짐을 Heathrow공항으로 바로 부쳤다. 당장 런던에 들어가서 쓸 화폐를 환전하고(무려 '국 제 공 항' 에서 지금은 통용되지않는 구식 파운드를 환전해줬다는 엄청난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면세점에 들러 썬크림을 사야하는데 도무지 화장품은 스킨과 로션, 립스틱밖에 모르던 나로써는 고르는게 여간 괴롭지 않다. 홧김에 담배를 두보루 더사고, 직원이 추천하는 제품을 사들고, 지난주 면세점에서 쇼핑했던 물품들을 이것저것 찾고보니 또 짐이 한보따리 늘어버렸다.
JL941. 오랫만의 비행이다. 18:15분. 기체는 서서히 움직였고 땅에서 떨어지고있다. 이륙의 순간은 언제나 즐겁다. 간사이공항까지는 대략 2시간. 태어나서 가장 긴 비행을 하고있다. 무엇보다 즐거운 사실은 JL941편에 탑승한 승무원들이 엄 청 나 게 이뻤다는데 있다. 일본인 특유의 친절한 말투와 어우러지는 환상의 하모니랄까. 이런 승무원들과 함께라면 지구끝 아무리 긴 비행이라도 힘들지 않을것 같다. 속쓰릴정도로 차가운 회덮밥과 Suntory맥주 한잔으로 간에 기별을 주고 공항에 닿았다.

Hotel Kansai
첫 '입국'이라 잠시 주춤하다가 물어 물어 간사이 호텔에 도착한다. 다행히 공항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 환전소 동남아계열 아저씨만빼고...
삿뽀로하나 마셔줘야 되지 않겠나 싶어 만원만 엔화로 환전했는데 사방에 아사히밖에 팔지 않는다. 공항내를 다뒤져봤으나 실패하고 아사히한캔과 스니커즈로 야식을 대신한다. 호텔은 꽤 좋은 시설이었으나 침대가 2개다. 젠장..긴긴밤을 혼자 침대2개를 오가며 보내야하다니..문득 아까봤던 스튜디어스가 떠올랐으나 현실은 앞에놓인 tv뿐..설상가상 알아볼수있는건, 마그노나르드 100엔메뉴와 국내에도 잘 알려진 fanta CF뿐...
이곳은 동양인이 대부분에 의사소통에도 큰 무리가 없고 해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큰 사건없이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감이 아쉽지만, 내일은 지구반대편의 땅에서 Hello, London을 외칠것이다.
2005.05.20. zork2k -Hotel Kansai, Osak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