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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1 Hello London

zk's travels Febuary 13th, 20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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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를 알리는 wake up call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침식사로 준비된 호텔뷔페는 평소 짜게먹는 내입맛에도 살짝 짜다. 여기저기서 잠이 덜깬 한국인무리가 보인다. 그중엔 여행객인듯한 사람도 꽤 있는듯 하다.

조금 남은 엔화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결국 담배를 샀다. 느긋하게 보딩수속을 마치고 자리를 잡는다. 장거리 비행이라그런가 승무원의 평균연령이 상당히 높다. 베테랑만 뽑아놓은듯이....
와인을 한병 주문하고 오페라의 유령을 시청한다. 이영화 극장에서 3번이나 본거라 일본자막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점심먹으라고 깨웠을때, 영화는 잠들기전의 같은장면이었다. 어제의 경험으로 기내식 일본식은 너무나 차가울것임을 확신하고 양식과 와인한병을 더 부탁하고 이내 초 지겨운 비행은 계속되었다.

이코노미석에서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정말 괴롭다. 다행히 옆좌석이 비어있어서 짐짝처럼 부동자세는 피할수 있었지만, 모든 채널에서의 영화는 반복에 반복되고있었고, 뒷자석엔 영국할머니 혼자 앉아계셨다. 할머니와의 짧은담소, 승무원들과의 대화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정적인 비행이었다. 떠나기전, 비행기 동행을 찾아봤지만 모두 삼삼오오 일행이 있었다. 아직 혼자 다녀야 할 시간이 많음에 마음을 다잡고 위스키 한잔을 더 주문한다. 술김에 자는것 외엔 특별히 할게 없었다. 눈을 뜰때마다 오페라의 유령은 늘 같은 장면이다. 뉴폴리스스토리를 중국어에 일본어 자막으로 봤는데 하도 보다보니까 무슨말인지 다 알아들을정도다. 네비게이션은 러시아 어딘가를 비행하고있음을 알린다. 창으로 보이는 시베리아의 동토. 눈부신 햇살이 수시간째 계속되고있다.


얼마나 날아 온걸까. 비행기를 알리는 좌표는 영국상공에 있었고, 이내 창밖으로 짙게 드리운 구름이 나타났다. 도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지구 반대편을 향한 이 기나긴 비행의 끝이 온 것이다.


Heathrow공항. 입국심사를 마친 엄청난 인파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어깨의 가방이 너무나도 무거웠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제 혹시나해서 예약해놓은 한인민박집은 날짜를 5월20일로 예약한것 같다. 역시 예약같은건 애초에 내가 할짓이 아니었던듯 싶다. 공중전화를 걸 양으로 공항내의 수퍼에서 한화로 2천원이 넘는 돈을주고 물을 샀다. Paddington까지는 한국지하철속도라고 가정할때 약 30-40분은 걸릴듯싶고, 어깨의 짐은 어서 내려달라고 아우성친다.


마침, Heathrow-Paddington간 급행열차인 Heathrow Express의 표지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14파운드의 무시못할 금액이었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가방은 '마스터카드'를 외치고 있었다. 해외에서도 카드가 잘 사용되는지 시험도 할겸 일단 표를 끊고 봤다.
십여분만에 도착한 Paddington역. 역사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담배연기가 난무한다. 덩달아 담배를 입에물고 출구를 찾아나왔다.


Hello, London. 런던을 대표하는 빨강색 2층버스와 좁은 차도. 왜 존재하는지 모르는 신호등. 바닥에 수북히 쌓여있는 끝이 노란 담배들. 오래된 건물들. 키가너무나도 큰 사람들. 거인국에 막 도착한 걸리버가된 심정이다. 또한 5월말의 날씨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바람이 차다. 이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가죽점퍼 또는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거의모든 도로가 2차선을 넘지 않았고, 보행자들의 신호무시는 관례인듯보였다.


공중전화를 이용해 숙소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오는길에 후불제 국제전화 카드를 분실했다. 24년 분실인생은 밖에 나가서도 여전하다.
이제, Westbourne Terrace를 찾아 헤메는일만 남았다. 동네 할아버지인듯한 분에게 길을 여쭸다. 숙소를 찾아가는길에 한국인 아가씨로 보이는 여행객이, 트렁크를 끌고 이동하고있었고, 그녀또한 나와 같은 숙소를 찾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숙박계를 작성하면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기나긴 비행시간을 함께할 동행을 구하던 약 일주일전, 나와 같은 비행스케쥴을 가진 사람을 발견했지만, 그녀는 부산출발, 난 인천출발이라서 아쉽게 인사만 주고받은, 그래서 이름만 기억하고 있는 서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숙소는 매우 열악했다. 게다가 실수로 예약을 하루빨리 하는바람에 생돈도 날리게 생겼다. 예약따윈 절대로 하지않겠다고, 한인민박도 이곳이 마지막이 되기를 다짐한다.
첫날부터 아무런 계획이 없던 나로서는 m을 따라 나설수 밖에 없었다. 첫 목적지는 Tower Bridge. 방향을 확인하고 빨강색 2층버스에 올랐다. 기왕에 2층버스라 2층에 올랐음은 당연하다. 창밖으로 너무나도 낯선 상상속의 런던이 스쳐지나가고있다. 화려하지 않은, 고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런던. 우중충한 날씨를 기대했건만 너무나도 화창한 하늘. 모든것이 새로웠다. 우리는 아무런 대화도 없이 창밖의 모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8시즈음해서 도착한 Tower Bridge. 야경을 생각했지만 한국에서의 3시수준의 환한 대낮이었다. 8시 30분경에는 큰 배가 지나가고 다리가 열리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흔치않은 광경이라 한다. 배에 탄 사람들과 다리위의 사람들이 하나가되어 환호하기 시작했다.


TowerBridge, London


이곳은 강가라 제법 쌀쌀하다. 게다가 해는 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은유적 표현만은 아님을 깨닫는다. 강가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는동안 동갑내기인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갔고, 여행지에서 만난 첫 친구가 생겼다.


해는 10시가 넘어서아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했고, 11시즈음해서 본격적인 어둠이 깔렸다. 환한 불빛을 발산하는 Tower Bridge의 실제모습이 동공에 맺힌다. 서울의 한강변을 연상케하는 조깅하는 사람들, 연인들, 가족들. 그리고 우리. 이시간 이곳에 함께하다.


2005.05.21. zork2k -Hyde park Homestay, London-


Febuary 13th, 2006 17:30 Febuary 13th, 20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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