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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더운데 알프스는 춥다.
복장부터 걱정이다. 주섬주섬 얇은옷을 껴입고 필름몇통을 들고 하이킹을 나섰다. 방금 숙소에 도착한 자매분들까지 합쳐서 제법 등산팀이라고 우겨도 될만한 알프스 원정대가 구성되었다.
Alfred아저씨한테 지도를 보여주며 대략의 root를 짠다.
하지만 초행길은 선두 마음이다.
선두는 나다.

초반 1시간반여를 미친듯이 올라갔다. 가파른곳만 골라올라가야 빨리오를거라는 등산초보의 객기에 일행들이 고생을 하는 눈치다.
사람들의 성화에 몇번을 쉬며 들고올라온 가스물을 다비웠다. 이제 시작인데 1리터를 없애버리자 걱정어린 일행은 걱정어린 눈으로 쳐다만 본다.
'나름 세계최대 관광국인데 해발3천미터쯤에 구멍가게정도는 있겠죠'


얼마를 올랐는지 케이블카 승강장이 눈에 들어왔다.
'저거타면 빠르겠는데요'
다행히 다들 강력하게 동의했다.
근처의 수퍼에서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케이블카에 올랐다.


unbelievable.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경관을 글로쓰거나 사진따위로 표현한다는 것은 알프스에대한 모욕이다.


이제부터는 다시 걸어야 하는길. 승강장 아저씨가 뷰포인트를 지정해준다. 이높이에 벌이 있다니...
'도대체 에델바이스는 어떤거죠?'
다들 관심없는 눈치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뛰어내리면 3년정도는 계속해서 굴러내릴것같은 스케일. 그리고 위풍당당한 빙하의 잔재들이 마음을 숙연케 한다.
내가 스위스에 온 이유를 지금 눈으로 확인하고있다.
능선 하이킹은 이곳의 3대봉 Eiger, Monch, Jungfrau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호빗이 살고있을법한 샤이어풍의 초원과 군데군데의 만년설, 만년설이 녹아 생긴 작은 호수. 이건 동화다.
영화로는 표현해낼수없는 동화
작은 호수에 비친 Jungfrau는 내게 카메라를 손에 들수조차 없게 했다.
얘네들 셋은 수만년 매일같이 저기 비친 자기모습을 바라봤겠지. 나르시스처럼.
빨려들것만 같다. 빨려들고싶다.


내려가면 바베큐 파티를 하자는 일행들의 말에 서서히 하루종일 꾸었던 꿈에서 깨어나는 기분이다.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죽기전에 다시 찾을것임을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2005.06.21. zk memo -난 오늘늘 내내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에델바이스 씨앗이었다.-


November 2nd, 2006 21:06 November 2nd, 200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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