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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pr 22nd, 2006 20050609 to the Greece

20050609 to the Greece

zk's travels April 22nd, 20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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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형들에게 인사드리러 가는날, 아침일찍 일어나 짐을 챙기고 식사를 마쳤다. 주인아주머니께선, 그리스에 가거들랑 자기친구집에 꼭 들리라며 연락처를 적어주시지만, 값싸고 질좋은 해산물이 넘처나는 땅에서 한식으로 끼니를 해결할수는 없었다. 게다가 거기도 11시반 curfew라면 생각하기도 싫다. Bari로 향하는 ic.. 6시간이라는 먼거리 뒤에 기다리고있는 18시간의 대항해.처음 기차를 탈땐 고속철이 좋았는데 이젠 이런 구식 열차가 좋아졌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조금더 느리고 타고내리는 사람도 더 많고, 당연히 처음들어볼수밖에 없는 작은 마을에도 정차한다. 이탈리아의 전원모습일까. 벌판저멀리 낡은 집들, 집집마다 걸려있는 빨래들이 스치고있다. 생각해보니 여행을 나와서 주택가라 할지라도 건물에 빨래널려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이곳에서만큼은 우리동네 빨랫줄에 널려있는 빨래마냥 색색까지 빨래가 바람에 휘날린다. 축구왕 슛돌이가 좁은골목골목 사이에서 뛰어나올꺼같은 너무나 평온한모습이다. 이름모를 작은 마을들을 지나는데, 10대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녀석 둘이 올라탔다. 아 이 풍겨오는 촌스러움은 내가 조용한 지방마을을 지나고있다는데서 오는 색안경인때문인것인가. 패션의 첨단을 달리는 로마시내의 사내들과는 너무나도 상반된 착하디착한 인상과 설명할수없는 바짓자락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순박한 눈을 가진 두 청년에게 말을 거는 시도를 해 보았지만, 그냥 웃지요...이태리어로 지들끼리 결국 모라모라 하더니 그냥 웃으면서 헤어졌다. 도대체 이놈의 완행열차는 목적지에 닿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앞으로갔다 뒤로갔다를 반복하며 별에별 역이란 역은 다 들리고있다. 잠깐 내려서 공기좀 쐬고싶은데 전철 서듯 두어명 타고내리면 바로바로 출발해버리니 그럴수도 없는노릇. 꾸역꾸역 달리던 기차는 어느새 해안가를 달리고 있다. 바다가 가까워진 모양이다. 흡사 정동진역을 방불케 하듯 좌측으로 펼쳐진 모래사장과, 파라솔, 해안가가 기차길과 매우 근접해있다. 물도 매우 얕아보이고 대게 가족단위 피서객들 같아 보인다. 여전히 한가롭구나. 그러고보니 런던에서 브뤼셀로 향하는 해저터널에서 잠이들어버린 까닭에 여행떠나서 바다는 처음인듯 하다. 이곳의 바닷물도 짜겠지? 영영 도착하지 않을것 같던 Bari에 어느덧 와 있다.


여기저기 자기몸집만한 베낭을 둘러맨 녀석들이 보인다. 북미여행자임에 틀림없을게다. 이곳에 왔다면 그들역시 배를 탈것 같았고, 오고가는 대화는 항구로 향함을 말해주고있다. 쟤들따라 버스타면 되겠지 싶어서 정류장에 널부러져서 지금 글을 쓰고있다. 남쪽으로 더 내려온 까닭일까 더위는 한층 더해져만가고 한손에는 콜라와 맥주가 번갈아가면서 들려있다. 잠시후 뽀르따를 외치는 기사를 향해 배낭객들이 이동하기 시작한다. port의 이태리어인듯 하다. 아까 걔들믿고 그냥 널부러져있다가 버스표 구입을 깜빡잊었지만, 장사하루이틀도 아니고 대충 넘어가기로 혼자 합의봐야겠다. 작은외곽도시의 해안마을이라 그런지 이쪽사람들 감정표현은 조금더 확실해 보인다. 버스기사조차 길에 지나가는 여자들과 다 인사하고 아는척하는데 여자들은 기사를 모르는 눈치다. 동네녀석인지는 버스에 올라타서 기사랑 한참을 얘기하고 악수하고 떠들더니 결국 돈안내고 내려버린다. 나도 버스비달라면 한국말로라도 되는데로 한참 떠들고 악수하고 내릴참이다. 인천 연안부두 스러운 항구에 덜렁 열댓명 남짓한 인원이 내렸고, 서로 눈치를보며 따라간곳은 다행히 블루스타의 매표소였다. 사무실밖은 나를 날려벼릴듯한 엄청난 바람이 불어대고있고 햇빛은 살갗을 태울기세로 내리쬐고있다. 항구사람들이 시커먼 이유를 알겠다. 이건 옷을 입을수도 벗을수도 없는 상황이니말이다. 너덜너덜해진 유레일 패스와 여권을 내민다. 너덜너덜해진 기차표때문일까, 배에서 18시간을 넘게 지세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지쳐버린 탓일까.. 미들시즌 택스만 내도 Deck Class에 탈수있는 배를 무리해서 좌석표을 끊어버렸다. 다행히 페리는 인천연안부두에서 보던 초허접한 그것들과 비교할수있는 급이 아니다. 하긴 20시간을 가까이 항해한다고 생각하면 이정도 규모가 놀랄만한 일도 아니지 싶다.





배의 층층마다 꽤 괜찮은 바를 비롯해 레스토랑, 셀프서비스식당, 식료품점, 기념품가게, 인터넷을위한 PC, 오락실에 이르기까지 대단한 규모이다. 게다가 내가끊은 좌석은 비행기시트를 연상케하는 구조에 전면에 대형TV까지 있으니 이번여행중 최초로 호화로움을 느끼는구나 싶었다. 얼마만에 보는 TV인가. 다행히 지역방송이 아닌 CNN이다. 영어가 이렇게 방가울 줄이야. 배를 탐험할 시간이다. 출입통제구역을 제외하고 모든곳을 둘러보기시작한다. 아직 열지않은 레스토랑과 바. 저녁해결할 장소가 생겼다. 윗층에 올라가니 여기저기 배낭을 풀고 자리를 잡기 시작한 여행자들이 눈에띈다. 벌써 여기저기 카드가 돌고있었다. 문뜩 도초도4시간 배탈때 친구들이 고스돕 치던 생각이 떠오른다. 긴 시간동안 매우 심심하겠군.


이제막 문을 여는 케밥코너에들러서 주린배를 채운다. 유럽전역의 케밥집은 바다위도 가리지 않는구나. 이탈리아 영해위에서 그리스행 배를타고 터키식케밥과 멕시코산 코로나로 끼니를 때우며 노트엔 한글을 적고 있다. 야외갑판위에 올라서 이탈리아와 잠시 인사를 한다. 바닷바람이 여간 매서운게 아니다. 배도 두둑하고 한숨붙이려 좌석으로 돌아왔다. 출발하려나보다. 씨뇨레씨뇨레따~.....방송이 반복해서 나오고있는데, 아직 배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좌석을 차지한 사람들의 평균연령이 나때문에 많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 졸립다. 잠시 눈을 붙인다.


9시쯤 눈을떴는데 좌석이 꽉차있다. 그들 대부분은 deck class를 끊고 남은 좌석에서 잠을 청하고있는것이었다. 아뿔싸 싶었지만 헤엄처가서 도로 환불밭을수는 없는일. 바깥사정도 마찬가지다. 까페와 바, 레스토랑의 의자는 영업이 끝나면 침대로 돌변 하는 상황이 될게다. 아까 봐둔 자리에 앉아서 저녁식사를 했다. Athina와인한병. 비행기에서 파는 375mm싸이즈였다. 바닷바람이 매서웠던지 감기기운이 있는듯 해서 쓰디쓴 감기약을 상큼한 포도향에 넘겨 삼켰다. 이쪽녀석들 스타일 답게 밤10시도 되지 않았음에도 다들 자는분위기이다. 마지막으로 배를 한바퀴 순찰하기로 했다. 혹시누군가 한글로된 책, 아니면 적어도 화투패라도 들고 승선했길 기대하면서... 가끔 보이는 동양인은 두마디만 들어도 귀에쏙쏙박히는 중국어를 하고있고 그나마 동양인자체가 드물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포커를 배워오는거였다. 쪼끄만 와인한병도 감기약때문인지 슬슬 기운이 풀리기 시작했다. 캄캄한 좌석으로 돌아와 눈을 감는다. 내일 눈뜨면 그리스 영해에 닿아 있겠지.



bari - patras


2005.06.09. -zork2k- 아드리아해 어딘가


April 22nd, 2006 20:08 April 22nd, 20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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