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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날 오전. 마지막으로 비치에 나섰다. 해변 구석에는 역시 올누드. 동양인도 없겠다 우리셋역시 깨벗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들과 너무도 자연스러운 사람들. 그들은 그냥 온몸으로 작렬하는 태양과 대화를 하고있는듯하다. 잠시 생각없이 그렇게 눈부신 빛아래 온몸을 노출 시킨다. 처음엔 상당히 부담스러웠으나, 이읔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그렇게 뭍혀간다. 마치 사우나에서 한숨자는 편안함이랄까.
그때 왠 할아버지가 몸에 오일을 발라 달란다. 세상에...아가씨였으면 군말없이 해줬을텐데 할아버지 손안닿는 등만 살짝 도와줬다.
능글 맞은 목소리 very kind of you........됐거등요.


떠나기전 아쉬움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을무렵 정오가 다가오고있다. 이별의 점심식사로 서로의 아쉬움을 달래고 앞길을 축복해준다.
건강하고 서울가서 다시 만나기를....
다시 8시간의 기나긴 항해는 다빈치코드가 있어 외롭지는 않았다.
8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장면을 상상하고 종이에 뭍어있는 잉크 하나하나를 느껴야했다.


다시돌아온 Pireus 닷새만인가. 반갑다 아테네. 그리스 지하철은 최근의 올림픽 때문인지 유럽의 지하철치고 상당히 깔끔하고 신식이다. 거의 서울 지하철수준.
일단 짐을 풀어야했다. 다시찾은 Traveler & Student's inn 은 평일과 혼자라서 여유가 있을거라는 예상을 깨고 full. 로비로 봐선 대리석 바닥에 상당히 깔끔한거같은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찬가지로 근처의 호스텔을 소개해줬고 마찬가지로 전에 묶었던 Kuros 호텔로 향했다. 그때 그주인 그대로...welcomeback my friend~! 그러나 별로 반갑지 않다. 호스텔 가격 두배 받아먹고 시설이 이지경이라니. 우리동네 여관만 못하다.
대충 짐을 풀고 Syntagma광장을 나선다.


여전히 아슬아슬 곡예 보딩을 즐기는 꼬마녀석들.
난간위를 아슬아슬하게 중심잡고 서커스를 방불케 하고있다.
길엔 소만한 개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자고있고 처음봤던 아테네의 모습 그대로다.
Plaka를 질러 Monastiraki역 근처에 닿았다.
광장엔 역시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오히려 플라카 지구보다 더 북적북적되 보인다. 노천까페에 떠드는 사람들 식사하는 사람들 퍼포먼스중인 공연인들. 활기가 넘친다. 식당 가격대도 훨씬 저렴한듯 싶다. 또한 모든 가게에 음악을 연주하며 흥을 돋우고 있다. 날은 제법 어두컴컴 해지고 저녁식사에 대한 갈망이 용솟음 쳤지만, 오랫만에 디오니소스랑 맞짱뜨고 싶어진 나는 숙소 근처의 플라카로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에 왠 잘 차려입은 할아버지가 악수를 건네며 한잔하잔다. 근처에 쌈빡한 pub이 있데나... 그리스에서 마지막 밤을 할아버지와 보내기엔 너무도 아깝다. 혼자 분위기 잡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그사람이 사기꾼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리스 아가씨였으면 무조건 응했을텐데...


한참을 돌아다닌탓에 적당히 배가 고파진 나는 사람많은 식당에 무조건 들어가 해산물 메뉴를 요청했다.
sword fish of slice with ouzo 상큼한 소스가 곁들여진 담백한 저녁식사 그리고 혀끝을 자극하는 우조한잔 혼자이지만 너무나 즐거운 저녁식사. 맛있는 음식앞에 모든 시름이 잊혀진다. 전통맥주 한잔 추가. 서빙맨이 혼자 먹는 내가 심심해보였는지 관심을 표한다. 현대 Accent를 갖고 있단다. 확실히 좀 비슷한 경제수준의 나라에 와야 한국차도 좀 보이고 인간들이 한국을 안다. 씁쓸하다.
식사후 상큼하게 우조한잔더. 해산물을 좋아하는 내입맛에 그리스 음식은 꽤 쏠쏠하다.
보통 한잔정도 한다는 우조를 꼴랑 두잔시켰다고 이것들이 한국인의 알콜분해능력을 과소평가했는지 안시킨 푸딩을 들고 나왔다. 물론 계산가격에 포함시켜서..살짝 윙크하며 우조 한잔 추가. 25유로에 배가 터질듯하고 술기운도 점점 올라오고있다.


기분좋은밤. 고작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동안 그리스를 모두 느낄순 없었다. 유쾌하고 순박한 표정의 그리스인들과 신기한 전통 음식들. 이곳에 와선 어떠한 유적지도 애써 찾아다니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것을 얻은 기분이다. 점점 내 발길의 테마가 정해져 가고있는것 같다.
늦은밤 거리를 배회하다 맥주를 사들고 숙소에 돌아왔다. 독일에서 얻었던 유럽 전체 지도를 펴봤다.
내일은 다시 바리를 통해 이태리로 돌아갈것이다. Milano, Firenze, Napoli중 한곳으로. 머릿속엔 기차역의 타임테이블이 룰렛 돌리듯 돌아가고있다.
어지럽다.


2005.06.15. -zork2k- 창밖에 보이는 아크로폴리스가 3개쯤 되는거같은 휘청휘청 도는 아테네의 밤에...


June 24th, 2006 20:33 June 24th, 200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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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일찍 시내로 나섰다. 두 형님은 터키로 가는 배를 예약하신다. 다시 찾아온 갈등. 그리스에서 조랑말을 사서 타다가 팔고 넘어가면서 낙타를 사자는 부다페스트의 계획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듯 했다. 어리석게도 유레일 패스에 발목을 잡히고는 이스탄불->취리히행 280 € 비행기의 괜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다시 아테네행을 결심하고야 말았다. 갖가지 고민과 생각이 소떼처럼 몰려왔지만 절반도 못쓴 기차표를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결론이 51:49로 이기는 슬픈 순간이었다. 조랑말에 미련을 못버린 나는 결국 형들의 라이센스로 꿩대신 닭을 택했다. 50cc 스쿠터. 섬에 큰 병원이 없으니 부디 조심하라는 점원의 말을 흘리고 생전처음 몰아보는 스쿠터에 몸을 싣는다. 두분은 파라다이스를 즐기러 다시 비치로 향했고, 난 초심자의 무모한 섬투어를 시작한다.


원채 가벼운 스쿠터에 타이어가 낡은놈 인지라 제동에 문제가 있다. 나름 100km근처까지 나가는 지라 급제동할때 중심을 잃기가 일수다. 몇번의 위험끝에 대충 적응하기까지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본격적인 폭주를 시작한다. 먼저 Pireus행 배편을 눈물을 머금은채 예약하고 있다. 섬크기에 비해 워낙 사람이 많지 않고 그나마 몇몇 곳에 몰려있는지라 도로엔 인적이 드물었다. 스쿠터가 부서지는소리를 내며 내달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에 스치고 있다.
좁은길에 돌담길과 급커브, 급경사가 즐비한 정비가 덜된 길을 달리는 나는 마치 툼레이더속의 라라크로포드같다고나 할까. 달리고 또달린다. 달리다 만나는 그릭 카우. 엘라엘라 안녕. 가끔 만나는 바이크 레이서 와도 반갑게 인사하고, 길한복판에서 일광욕하는 도마뱀도 안녕.





경비행장의 활주로인지 오랫만에 곧게 뻗은 도로가 나타났다. 바닥사정은 좋지 않지만 있는대로 땡겨봤다. 달리고 있는지 날고있는지 요동이 심하다. 상태가 별로 좋지 않더니만 가스 게이지가 빨간색 E를 가리키고 있다. 지쟈쓰.....이 황량한 섬에 사람만나기도 힘든데 주유소는 어떻게 찾아야 한단 말인가.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잡신에게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오던길을 되돌아갔다. 예전에 경북 김천 시골어느곳에서 친구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길에 기름이 떨어져 읍내까지 오토바이를 쌩으로 끌고갔던 기억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이걸 버리고 히치하이킹을 할까 싶었으나, 맡겨놓은 라이센스는 내것이 아니기에 대충 경제 속도라고 생각되는 시속 60km에 속도를 고정하고 내리막길을 이용해서 아슬아슬하게 시내에 닿았다. 그리스신이시여 캄사....


내친김에 기름을 만땅 채우고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지도라도 한장 들고나왔어야 하는데 표지판만 보고 내달리다보니 우여곡절이 많다. 이번엔 급경사의 물결이다. 오르락 내리락 오르막길에선 앞바퀴가 들려버릴것만 같은 경사다. 쌩고생을 하며 찾은 곳은 superparadise beach. 내가 묶는 캠핑장에 super가 붙었다. 명불허전이라. 외화에서 또는 패션쇼에서 봄직한 삐까번쩍하고 울룩불룩한 남정네들이 쌍쌍이(?) 놀고있다. gay beach로도 유명하다던데 정말 남자가보기에도 근사한 페이스와 몸을 가진 이들이 그것도 쌍으로 놀고있다니. 세상여자들에대한 배신이다. 보너스로 그들은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다.





비단 몸에 천쪼가리를 걸치지 않은 이는 남자들뿐이 아니었다. 카메라를 들고온게 실수같다. 도무지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모르겠다. 에덴동산에 와있는듯한 착각. 이내 자연스러워졌고 여유를 찾을수 있었다. 주머니에있는 키와 카메라가 짐이 될 줄이야...살아있는 플레이보이 책자가 눈앞에 펼쳐져있다니 super붙일만한 이유가 있구나. 사정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Agari beach역시 마찬가지였다. 푸른물과 늘씬한 살색의 물결과 작렬하는 태양. 말로 표현할수 없는 카타르시스가 전해져온다.


점심식사를 위해 되돌아온 paradise에 이소식을 전했고, 형님 한분이 따라 나섰다. 사람을 뒤에 태우고 운전하는게 초보자로선 쉽지 않다. 특히 경사가 심한곳을 오르내릴땐 상체가 안아픈곳이 없다. 무사히 도착한 superparadise에 형님을 내려주고 카메라를 들고 인근 섬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높은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절벽과 정말 새파란 바다. 하얀 돛. 어떤 물감으로 이런 그림을 그릴수 있을까. 이곳에 살면 눈이 나빠질수가 없을것 같다. 아니 나쁜 눈도 회복될것만 같다.





섬을 한바퀴 돌고 우리는 다시 파라다이스로 돌아왔다. 오후의 햇살이 따갑다.
바닷속에는 여전히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나 보던 활어들이 떼를지어 수영하고있다. 물속에서 머리통만한 물고기를 마주했을땐 놀라 기절하는지 알았다.


해변의 바에선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어제 그 코끼리 t-back 남정네가 테이블위에올라가 흥을 돋우고 있다. 그때 캌테일로 목을 적시던 두 아가씨가 갑자기 테이블 위에 올라갔다. 기둥붙잡고 쌩 난리 부르스.. 관능의 여신이 재림했다. 아주그냥 난리가 났다. 여기저기서 남정네들이 술한잔서비스가 이어지고있다. 얘네들 전문 댄서인지 한가닥 하는애들인지 춤하나 정말 섹시하게 잘춰대고있다. 한참을 바라보다 놓칠수 없는 장면임을 깨닫고 셔터를 눌러댔다. 카메라 쳐다보는 눈매도 프로다.
뼈와 살이이 분리되어 각자 요동을 치고있다.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내게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마음은 올라가서 같이 춤을 추고 있는데 입에선 no thx가 나와버리다니....입술을 꽉깨물고 엄지만 높이 쳐들뿐...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내로 나섰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있다. 와인빛 석양을 바라보며 자연에 심취하고있을무렵 저멀리 수평선에서 아까 춤추던 아가씨들이 아른거리고있다.
화려한 미코노스의 밤항구를 바라본다. 내일이면 꿈에그리던 그리스의 섬을 떠나는 날이다. 이토록 아쉬울수 있을까.





좁은 미로길을 이리저리 해메이다. 벼르던 그리스식 셔츠가게에 들렀다.
온통 하얀 빛으로 눈이 부신 이곳에서 백의민족의 혈통에 동질감을 느낀 나는 결국 셔츠한장을 지르고야 말았다.
혹시나 해서 들고나온 마스터카드가 이리도 유용할 줄이야..





변함없이 별이 쏟아지는 환한밤. 해변근처의 풀에선 늦게까지 파티가 있다가 끝이나고있다. 휘황찬란한 조명도 이제 하나둘 꺼져가고 정말 별빛만 남을 차례. 신선한 과일을 널브려뜨려놓고 시원한 맥주와 저녁식사를 곁들이며 환상의 섬과의 이별을 서서히 맞고 있다.
지난 5일간 두분 형님을 운좋게 만나 정말 즐겁고 잘먹고 잘놀았다. 게다가 홀로 여행길 심심하던 차에 다빈치코드도 한권 빌렸다.
다음작품도 대박나길 기원하며 건승을 빌어드린다. 아쉬운 마지막밤, 모기향 4개가 모기를 잡는지 사람을 잡는지 미친듯이 타고 있다.
모기향은 동서양을 가리지않고 녹색이구나.


2005.06.14. -zork2k- PaRaDiSe cAmP


June 22nd, 2006 20:29 June 22nd, 20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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